늘도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아내 통증은... 음, 어제랑 비슷한 것 같다. 새벽에 소변줄을 제거해서 이제 움직일 수 있다고 하더라. 근데 막상 일어나려니까 몇 번을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눕고... 그러다 아내가 마음을 다잡더니, 나도 옆에서 골똘히 연구를 좀 했다.

침대를 최대한 세울 수 있는 만큼 세운 다음에 일어나니까 확실히 통증이 덜하더라. 이런 것도 다 경험이구나 싶었다.
입원 3일차부터는 식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아침엔 죽이 아니라 미음이랑 미역국이 나왔고, 점심부터는 쌀밥으로 바뀜.


회복하려면 다 먹는 게 좋다니까 옆에서 열심히 먹는 거 도와줬다.
점심 먹고 나서 신생아실 면회를 갔는데, 아들이 울고 있더라. 나는 울음소리가 큰 걸 보고 "아이고 건강하네~" 했는데, 아내는 어디 아픈 건 아닐까 걱정하더라.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내 촉이 맞았던 걸까 싶기도 하고...

면회 마치고, 이제 움직임에 좀 적응됐는지 아내가 잠깐은 혼자 있어도 된다면서 출생신고 다녀오라고 했다. 지난번 보건소 갔을 때 출생신고랑 지원금 신청을 주민센터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길래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한자 이름인 경우! 절대 그렇게 하지 마시길.** 진짜 강력하게 말하고 싶다. 한자 익숙한 사람이야 상관없겠지만, 낯선 한자를 종이 작은 칸에 손으로 적어 넣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출생신고는 온라인으로 하고, 나머지 복지 신청만 주민센터 가는 게 편할 듯(3장이나 다시썼다는…).


우리 고양시는 출산 축하 선물로 케이크를 고를 수 있고, 수령 날짜도 지정할 수 있다더라. 이런 소소한 게 은근 위로가 된다.

이어서 오늘 일정 블로그에 쓰려고 주민센터 사진을 찍으려는데, 신생아실에서 전화가 왔다. 뭔가 기분이 쎄~ 했다. 이때부턴 사진 찍을 정신도 없었다...
전화를 받으니 아기 상태가 안 좋다고 한다... 미치는 줄 알았다. 엄청난 속도로 병원까지 돌아왔다. 아내는 이미 울고 있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아들이 갑자기 경기를 일으키면서 피부가 검게 변했다가 지금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혹시 모를 상황과 각종 검사를 위해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겼다고 한다.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중환자실에서 연락이 와서 잠깐 임시 면회를 갔다. 그 자그마한 입에 가느다란 호스가 연결되어 있는데, 영양분 공급하는 거라고 한다. 아직 피검사 결과 이온화칼슘 수치가 기준치보다 많이 낮은 상태라, 심장 근처 혈관에 뭔가 연결해서 칼슘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칼슘 수치가 낮으면 경련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이게 원인일 가능성은 있지만 다른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하더라.
병실로 돌아왔는데...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더라.
담당 산부인과 교수님이 회진을 오셨다. 아내한테 아프냐고,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고 물으시길래 아내가 아기가 아파서 중환자실 갔다고 말씀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다른 과에 입원한 거긴 하지만, 중환자실이라고 해서 다 심각한 아기가 가는 건 아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라고 하시니까,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오늘 하루 온갖 잡생각이 계속 스쳐 지나가는데, 내일을 위해서 일단 눈 좀 붙여봐야겠다.
부디 내일은 아무런 연락이 없길...(긴급상황땜만 연락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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